집에 가고픈 자, 갈 집이 없다

여러분들은 안녕하십니까, 저는 딱히 안녕 못 한 Producer.P 입니다. 이전에도 서술한 바와 같이 근 몇년간… 여러모로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부모님께서는 여전히 제가 그냥 농땡이나 피우면서 구라쳐서 약이나 받아오다 학업 말아먹은 놈이라고 생각하시고 계시고, 여동생이라는 년은 증거물도 없으면서 저보고 성범죄자니 폭행범이니 싸이코패스니 뭐니 하면서 온갖 욕설을 퍼붓고 제 인생 망치려고 노력하는 중이랍니다. 이 망할 놈의 집구석, 대체 언제까지 여기에 있어야하나 싶습니다. 해답이 있기는 한가, 이전에 제가 설명해드린 제 상황과 덧붙여 저의 현재 상황을 고려해본다면, 아마 해결책은 없을 것이라 확실하게 단정지을 수 있을 것입니다. 당장에 정신과 의사선생님께서도 답이 안 보인다 하시네요. 약 처방 말고는 해줄 수 있는게 없어서 미안하다는 말만 주구장창 하시고.

학교 사무실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그동안 학교 측에서도 저를 위해 여러 측면에서 배려를 해주고 상황을 이해해주고 있었습니다만, 계속해서 진전이 없고 지속적으로 과목을 떨어지면 학교 측에서도 정학 처리 이외에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을 것이라 말했습니다. 부모님께서는 이번에도 과목을 통과하지 못했다면 추후에 더 지원해줄 생각은 없으니 알아서 판단하라 하셨습니다만, 이미 이번 학기도 전 과목 낙제점이 확정인 상황인지라 이제 서서히 학업 포기를 준비하고 제 인생을 내려놓을 준비를 하고자 합니다. 어디서 신세한탄 더 해봐야 뭔 소용이 있겠습니까, 어디서 도움 더 요청해봐야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이제는 저도 제가 뭘 해낼 수 있을거라는 확신이 들지가 않습니다. 오래 전부터 죽음만이 저의 유일한 탈출구라는 생각을 많이 하긴 했습니다만, 그러한 상황이 더 가까이 다가오니 이제 무슨 말을 해야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제는 저에게도 상황을 바꾸고 성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힘도, 의지도 남아있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계속해서 악화되어만 가는 상황에 제가 할 수 있을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생각만이 계속해서 머릿속에서 맴돌게 되니, 더더욱이 가능성과 의지가 사라져만 가는 것 같습니다.

아직 살아있을 때, 아직 말을 한 마디라도 더 꺼낼 수 있을 때, 여러분께 작별인사라도 드리고 싶습니다. 그동안 같이 있어주어서 고마웠다고, 계속해서 실망감만 안겨주어서 너무 미안하다고, 그리고 같이 있는 동안에 내가 알게 모르게 상처를 남겨주었을까 걱정되고, 또 그랬다면 더더욱이 미안하다고. 절벽의 끝에 몰린 사람이 더 할 수 있는 말은 없습니다. 자신이 절벽에서 떨어지기 직전이라는 것을 인지할 때, 내뱉을 수 있는 말은 몇 마디 정도가 전부이죠. 저는 아직 제가 확실하게 죽으려고 하는 날짜까지 1달 정도의 여유가 있습니다. 저는 그 시간을 제게 남은 것을 정리하고, 확실하게 죽기 위한 준비를 하는 데에 사용할 생각입니다. 저에게 남은 것이 이미 거의 없기에, 인수인계에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는 사실이 사실상 너무 확실해서 제가 딱히 뭘 더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만약 신이 있다면, 저는 죽어서도 신을 원망할 것입니다. 만약 천국과 지옥이 있다면, 제가 타인에게 선의를 베풀고자 노력해왔다는 사실과는 별개로 저의 잦았던 신성모독과 사실상 종교에서 살인과 동일시 취급되는 자살행위 때문에 저는 지옥에 갈 것이 뻔하다 생각됩니다. 그런데 제가 진짜 죽고 지옥에 가봤자 뭐 달라지는 게 있겠습니까, 이미 현생부터가 지옥인데, 차라리 사후의 지옥은 제가 뭘 잃고 또 허망하게 죽을 걱정은 안 해도 되니 오히려 사후세계의 지옥이 더 편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지옥의 모습이 그냥 다 불타고 있는 상황이던, 모든 장소가 가시밭이라 계속 찔려서 고통을 호소하게 되던, 들짐승이나 바퀴벌레 같은 것들에게 서서히 뜯어먹히면서도 절대로 완전히 잡아먹혀지는 순간이 없어 산 채로 뜯어먹히는 고통을 영원히 느끼는 장소든, 결국 지옥에서는 죽음이 없다고 한다면, 이미 현실이었으면 죽어도 이상하지 않았을 상황에 죽지 않는다는 점에서, 지옥 속의 고통은 가짜 고통이라는 것을 더 알아차리기가 쉽지 않을까 싶습니다.

당신이 의지하고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 때, 당신을 진심으로 좋아하고 따르는 사람이 있을 때, 당신을 진심으로 걱정해주고 위로해주는 사람이 있을 때, 당신이 행복한 순간을 조금이라도 보낼 수 있을 때, 그 사실에 계속 감사하시면서 사시길 바라겠습니다. 만약 그러한 사람이 있다면 당신에게도 불가피한 절망이 찾아올 때, 적어도 이후 어딘가로 가는 길이 외롭지는 않을 것이니 말이죠. 그 길이 모든 것을 내려놓고 포기하는 길이든, 아니면 다시 한 번 모든 것을 고치고 정상적인 삶을 얻기 위해 노력하는 고난의 행군이든, 옆에 누군가가 있어준다면, 그 사람이 어떻게든 당신을 도와주려고 한다면, 그 사람이야말로 당신이 진심으로 감사해야 할 사람이라고 저는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그렇기에 저는 지금까지 저를 믿어주시고 저에 대해 여러모로 신경써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하고 있고, 또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감사하다는 말 외에는 제가 드릴 수 있는 말씀이나 직접적으로 드릴 수 있는 것이 없어서 또 죄송하다는 말씀밖에 드릴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저는 이제 저의 마지막 여정을 걷겠습니다. 다들 편안한 밤 되시길.

2022년 10월 17일
Producer.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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