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왜 술을 마시는가

술에 취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술에 들어있는 알코올인 에탄올은 체내에 흡수되면 뇌에서 도파민이 분비되고 전두엽 피질 통제력을 느슨하게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측두엽의 해마가 알콜에 의해 차단되기도 한다. 때문에 체내에 에탄올이 들어가게 되면 도파민의 영향으로 행복감이 몰려오고 행동 억제가 풀려 심하면 맛이 갔다가 잠들고 일어나서 뭔 짓을 저질렀는지 기억을 못하게 된다. 사람들은 흔히 이 현상을 ‘술에 취한다’라고 표현한다.

술을 많이 마시게 되는 이유로 생각되는 상황들

이미 음주의 위험성은 사회적으로 널리 알려진 상태이므로 마음이 건강한 사람이라면 사회적인 자리에서 술을 마셔야 하는 경우를 제외하면 술을 많이 마시게 될 이유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자신의 건강을 챙기고 자신의 행동들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건강을 해치기로 유명한 술을 마시고 정신줄을 놓는다는 것은 매우 모순적인 행동이라고 봐야하기 때문이다.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은 많이 마시게 되는 이유가 보통 직장 특성상 술을 많이 마실 수밖에 없는 상황이거나 개인적인 이유로 술에 중독되었거나 둘 중 하나다. 정말로 이유없이 술이 좋아서 술을 마시는 사람은 따로 설명할만한 내용이 없어 제외하기로 결정했다.

사회적인 이유

직장에서 술을 많이 마실것을 요구하는 경우는 의외로 보기 쉽다. 단순히 한 회사에서 회식을 거차게 하는 것으로 시작해 유흥업소 직원으로 일하거나 아니면 소믈리에처럼 직업 자체부터가 주류와 관련된 직업일 경우 술을 많이 마시게 될 수밖에 없다. 이런 사람들을 위해서 한국에는 헛개수 같은 게 나와서 잘 팔리고 있다. 해외에는 대부분의 국가가 숙취해소 음료같은 게 없어 그냥 기름진 것을 먹고 버텨보는 편인 반면 한국은 오히려 숙취해소음료를 외국에 수출까지 하고 있다니 할 말 다 했다. OECD 자료조사 결과 대한민국 인구의 30.5%가 폭음인구로 세계 1위를 찍는다 할 정도로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는 술이 그렇게나 많이 나가는 나라다. 이러나 저러나 과음은 신체적 건강에 매우 해롭지만 술을 사회적인 이유에서만 마시고 그렇게 마셔도 여전히 음주가 싫다면 그나마 정신건강은 멀쩡하다는 점에서 박수를 쳐주고 싶다.

개인적인 이유

사실 이번에 주요 주제로 다루고 싶었던 것은 ‘개인적인 이유’로 술에 중독된 사람들이다. ‘개인적인 이유’로 인한 경우라 하면 정말 유명한 경우로 현실을 도피하고자 하는 목적에서 죽도록 마시는 경우와 ‘해방감’을 느끼기 위해서 시작했다가 안타까운 길에 접어들게 된 경우가 제일 흔하고 잘 알려진 경우이다.

현실도피에 있어서 술은 정말 재미있는 도구이다. 술에 취한 상태가 되면 이미 제정신은 어디가서 없고 취한 사람은 완전히 들떠서는 맛이 갔는데, 현실도피가 암울한 현실에서 제정신으로 버티기가 힘들어 잠깐만이라도 현실을 부정하고 행복한 곳에서 살려고 하는 행동이라면 술에 취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현실도피가 아닐 수가 없다. 하지만 술을 통한 현실도피는 무조건 말리고 싶다. 술을 지속적으로 마시면서 도파민 수치를 올려버릴 경우 평균 도파민의 수치가 높아짐에 따라 체내에서는 도파민 수치를 조절하기 위해 평상시 도파민 수치를 감소시켜버리게 되고, 이렇게 될 경우 사람은 더 큰 행복을 느끼기 위해 더 많은 양의 술을 마시게 된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면서 더 많은 양의 도파민 생성수단을 찾게 됨으로서 중독의 상태까지 접어들게 되는 것이다(조금 더 자세한 설명이 필요하다 느껴진다면 보상 시스템과 중독의 상관관계에 대한 자료를 찾아보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술로 현실도피를 하려고 했다면 그것은 아무래도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마땅한 곳도 없었고 자기 자신에 대한 모든 것을 잊어버리고 싶을 정도로 삶이 괴로웠다는 이야기가 되니 너무나도 안타깝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해방감을 찾으려 하는 경우도 비슷한 맥락이다. 아무래도 이건 현재 대한민국에서의 술에 대한 인식과 현대 청소년이 생활하고 있는 환경 등과 깊은 연관이 있다보니 말을 꺼내기가 조금은 무서워지는 주제이다. 이 주제에 대한 나의 의견은 이러하다; 현재 한국에서 술담배를 하는 것과 클럽에 가는 것은 어른들의 여가생활로 여겨지고 있다. 현대의 한국 청소년들은 항상 공교육과 사교육 속에서 ‘공부’라는 종목의 레이스를 펼치게 된다. 쉴 틈도 없이 밥먹는 시간도 아끼고 자는 시간도 아껴가며 ‘명문대’를 목표로 하여금 달리다 보면 지치기 마련인데, 학부모는 그런 자식의 마음따위 신경쓰지 않고 계속 달리라고만 한다. 당연히 학생들은 그런 상황이 지치기 마련이고 그만큼 자유를 갈망하게 되는데, 그러한 상황에서 하나의 희망이 생겨나게 된다. 자신이 학생으로서의 생활에서 벗어나 어른이 되면 자유로워질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 그렇게 쉴 틈 없이 달려온 학생들은 어른이 되도록 제대로 된 취미생활을 가져보지 못해 제대로 놀지도 못하고 어른의 상징이라고 생각했던 술과 담배를 계속 옆에 두고서 의미 모를 해방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항상 사람을 가혹한 환경에 놓고서 몇몇은 자살하고 살아남은 사람도 다수가 인생 속 허무함에 잠겨서 살도록 대한민국 사회의 이러한 특징을 만들어준 사람들이 이 꼴을 보고 정말 만족해줬으면 좋겠다.

이 외에도 술을 찾게 만드는 ‘개인적인 이유’는 우울증, 트라우마 등 매우 다양하게 있다. 정말로 많은 사람들이 술로 고통을 잊으려고 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역시 세상은 암울한 곳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된다. 옆에 과음을 자주 하며 괴로워하는 사람이 있다면, 단순히 술을 많이 마시는 걸 나무라면서 술을 못 마시게 하지 말고 곁에서 달래주고 위로해주자. 그들도 자신이 겪고 있는 악순환을 끊고싶을 게 분명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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